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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기본 정보

 

처음에는 그냥 좀비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물어뜯는 감염병이 퍼지고, 아파트가 봉쇄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 얼핏 보면 익숙한 재난 스릴러의 공식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해피니스》를 전편으로 보고 나면 조금 다른 생각이 듭니다. 이 드라마에서 정말 무서운 것은 감염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감염병이라는 위기가 찾아왔을 때 너무 쉽게 드러나는 사람들의 이기심과 불신,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끝까지 지키려는 욕망이 더 무섭게 다가옵니다. 특히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과 너무 가까운 설정이라서 더 불편합니다.

2021년 11월부터 12월까지 tvN에서 방영된 《해피니스》는 총 12부작으로, 안길호 감독과 한상운 작가가 만든 작품입니다. 한효주, 박형식, 조우진이 중심을 잡았고, 감염병이 일상화된 근미래의 대도시 아파트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해피니스》는 2021년 11월 5일부터 12월 11일까지 방송된 12부작 드라마입니다.

방영: tvN

공개 플랫폼: TVING

방영 기간: 2021년 11월 5일 ~ 12월 11일

총 12부작

장르: 스릴러, 미스터리, 재난, 드라마

연출: 안길호

극본: 한상운

주연: 한효주, 박형식, 조우진

주요 등장인물: 윤새봄, 정이현, 한태석

 

작품의 기본 설정은 상당히 단순합니다.

근미래에 새로운 감염병인 이른바 '광인병'이 등장하고, 감염된 사람들은 극심한 갈증과 공격성을 보이면서 다른 사람을 물어뜯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감염병이 발생한 장소가 일반적인 폐쇄 공간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바로 우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아파트입니다. 새로 지어진 아파트는 고층의 일반분양 세대와 저층의 임대 세대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감염병이 발생하면서 건물 전체가 봉쇄됩니다. 그 순간 아파트는 집이 아니라 거대한 생존 공간으로 변합니다. tvN 역시 이 작품을 '계층 사회의 축소판인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생존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설정이 《해피니스》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핵심 줄거리 및 기획의도

윤새봄은 경찰 특공대 소속으로 활동하는 인물입니다. 성격도 상당히 직선적이고 행동력이 강합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가만히 있기보다는 직접 움직이는 쪽에 가깝습니다. 정이현은 강력계 형사입니다. 새봄과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둘 사이에는 조금 특별한 관계가 있습니다. 새봄은 자신이 원하는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이현에게 계약 결혼을 제안하고, 두 사람은 실제 부부처럼 아파트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감염병이 퍼집니다. 아파트는 봉쇄되고 외부와의 접촉이 끊깁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감염된 사람을 조심하면 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달라집니다.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기 시작합니다. 누가 감염됐는지 확인하려 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사람을 배제하려 하고, 가지고 있는 물과 음식, 공간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의심합니다. 여기서부터 《해피니스》는 본격적으로 좀비물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감염된 사람보다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이 더 위험해지는 순간이 계속해서 등장합니다. 이 부분이 저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라는 공간이 상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이유 《해피니스》를 보면서 계속 눈에 들어왔던 것은 아파트였습니다.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 아파트는 하나의 작은 사회입니다. 누군가는 높은 층에 살고 있고, 누군가는 임대 세대에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돈과 정보를 가지고 있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합니다. 평소에는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가지만 위기가 닥치자 그 차이가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특히 감염병이라는 공포가 사람들의 판단력을 흔들면서 기존에 있던 계층과 갈등이 더욱 크게 부각됩니다. 그래서 《해피니스》의 긴장감은 단순히 감염자가 나타날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의심하는 장면에서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저 사람을 믿어도 될까?'

'저 사람은 감염된 게 아닐까?'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줘도 될까?'

이런 질문들이 계속 쌓입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감염자보다 사람들의 심리전을 보는 재미가 더 커집니다.

실제로 당시 작품을 다룬 평론에서도 《해피니스》가 감염병 자체보다 봉쇄된 아파트 안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신경전과 심리에 집중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등장인물 및 인물 관계도 분석

 

윤새봄 - 한효주

윤새봄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시원한 캐릭터입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쉽게 겁먹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는 직접 몸을 움직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강한 여자 주인공으로만 그려지지는 않습니다.

새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한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결혼을 선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이현과의 관계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둘이 함께 위기를 견뎌내는 과정에서 감정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새봄의 매력은 감정적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할 때는 상당히 냉정하지만, 정작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갈수록 새봄이라는 인물이 왜 이 드라마의 중심인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정이현 - 박형식

정이현은 처음부터 새봄을 좋아했던 것처럼 보이지만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재미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로맨스 드라마라면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겠지만 《해피니스》에서는 생존이 먼저입니다.

오늘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지는 세계입니다.

그래서 이현의 감정은 오히려 작은 행동을 통해 전달됩니다.

새봄을 지키려고 하는 모습, 위험한 순간에 앞장서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까지 새봄을 믿는 모습.

이런 장면들이 쌓이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설득력을 얻게 됩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이현이 단순히 '새봄을 좋아하는 남자'가 아니라 새봄과 함께 살아갈 미래를 선택하는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한태석 - 조우진

개인적으로는 한태석이 《해피니스》의 분위기를 만들어낸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염병을 둘러싼 군과 정부의 대응을 담당하면서 때로는 냉정하고 잔인해 보입니다.

그런데 단순한 악역으로 보기에는 행동의 이유가 있습니다.

본인 역시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싶어 하고, 감염병의 실체와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려 합니다.

그래서 한태석은 선과 악으로 쉽게 구분되지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냉정한 결정을 내리지만 그 행동의 출발점에는 결국 사람이 있습니다.

조우진의 연기가 이 복잡한 인물을 상당히 현실적으로 만들어줬습니다.

 

아파트 주민들

《해피니스》에서 조연들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주형, 오연옥, 국해성 등 다양한 주민들이 등장하면서 아파트라는 공간이 실제 사회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정말 답답하고 얄밉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현실적입니다.

'저런 사람이 실제로 있다면 정말 피곤하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저는 이것이 오히려 작품의 장점이라고 봅니다.

모두가 착하고 합리적인 인물이었다면 이 드라마의 긴장감은 훨씬 떨어졌을 겁니다.

위기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쉽게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작품 관련 포인트 및 개인적인 총평

 

좀비보다 사람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상당히 잘 풀었다

《해피니스》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감염병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드라마다.' 감염자들은 분명 위협적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는 사람을 더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일부 주민들의 행동입니다. 먹을 것과 물을 독점하려 하고, 다른 사람을 의심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사람만 챙기려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감염병이 사람을 괴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이 원래 가지고 있던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해피니스》의 제목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행복이라는 것은 결국 좋은 집을 가지고 있는 것도,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와 함께 살아가느냐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코로나19 이후라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드라마

이 작품이 2021년에 방영됐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던 시기에 감염병과 봉쇄, 격리, 마스크, 사회적 거리감 같은 소재를 다뤘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도 이 작품이 코로나19 상황과 겹쳐지는 공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특히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어느 순간 내 집 앞까지 찾아온다'는 감각이 상당히 현실적입니다.

그래서 감염자에게 쫓기는 장면보다 아파트 전체가 봉쇄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 더 무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새봄과 이현의 로맨스가 오히려 작품의 숨통을 틔워준다

《해피니스》는 상당히 무거운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새봄과 이현의 관계가 중간중간 분위기를 풀어줍니다.

처음부터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라 오래 알고 지낸 친구에서 출발한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두 사람이 위기를 함께 겪으면서 조금씩 서로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들의 로맨스는 별도의 러브라인이라기보다 재난 속에서 사람이 사람을 믿게 되는 과정처럼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해피니스》를 단순한 감염병 스릴러보다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였습니다.

 

결말까지 보고 나서 느낀 점

※ 아래부터는 최종화 내용이 일부 포함됩니다.

후반부에는 감염병의 정체와 치료 가능성이 드러나고, 새봄과 이현 역시 마지막 위기를 맞게 됩니다.

특히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했던 것은 단순히 '누가 살아남느냐'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구를 믿고 함께 살아갈 것인가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현과 새봄이 다시 함께하는 모습은 제목인 '해피니스'를 직접적으로 설명해주는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tvN 공식 자료에서도 최종화 이후 두 사람이 '이제는 찐부부'가 된 모습을 공개했고, 최종화 하이라이트 역시 두 사람의 행복한 미래를 강조했습니다. 물론 결말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12부작이라는 짧은 분량 안에서 감염병의 비밀과 아파트 주민들의 갈등, 한태석의 이야기, 새봄과 이현의 관계까지 모두 정리하다 보니 후반부가 조금 빠르게 지나간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특히 초반에 만들어놓은 긴장감에 비하면 마지막 정리는 조금 깔끔하게 끝난다는 인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 정도의 마무리가 《해피니스》라는 제목에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는 세상이 아니라, 큰 위기를 지나고도 다시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것. 그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면 결말의 의미가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실제로 최종회는 전국 시청률 4.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습니다.

 

개인적인 최종 평가

《해피니스》는 흔한 좀비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면 의외로 다른 작품입니다. 감염병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지만 핵심은 괴물이 아닙니다. 아파트라는 작은 사회에서 인간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에 더 가깝습니다. 특히 한효주와 박형식의 호흡이 좋았습니다. 새봄과 이현이 서로를 지키는 모습은 억지로 감정을 끌어내기보다 함께 위기를 견디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우진 역시 한태석이라는 복잡한 캐릭터를 잘 살려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파트 주민들의 갈등이 상당히 현실적이었습니다. 보면서 답답하고 화가 나는 순간도 있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몇몇 설정이 빠르게 정리되고, 초반에 비해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는 부분은 아쉽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12부작이라는 짧은 분량 안에서 재난, 감염병, 계층 갈등,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사랑과 신뢰까지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균형 있게 담아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제목이 다시 보입니다.

해피니스. 행복은 내가 어떤 집에 사느냐보다 그 집에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서야 이 드라마가 왜 '해피니스'라는 제목을 붙였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인 평점: ★★★★☆ 4.3 / 5

좀비물이나 재난물을 좋아하는 분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심리전과 현실적인 인간 군상을 보는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정주행해볼 만한 작품입니다.